채소라는 사치로
윤리라는 가치를 실현하다
천년식향 셰프 안백린
그는 이곳을 ‘채소의 사치를 누리는 곳’이라 표현한다. 사치라는 표현을 쓸 만큼 고급스러운 식재료가 다름 아닌 채소이기 때문이다. 채식주의를 금욕주의로 연결 짓는 것이 그는 못내 불편하다. 채식은 무언가를 빼고 덜고 참는 ‘절제’의 행위가 아니라, 색과 향과 맛을 더욱 풍부하게 즐기는 ‘욕망’의 실현이라 생각하는 까닭이다. 채식주의에 완벽주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맘이 편치 않다. 비건은 하나의 완결된 ‘상태’가 아니라, 각자의 보폭으로 따라가는 ‘지향’이라 그는 굳게 믿고 있다.
“윤리적으로 옳기 때문에 채식을 해야 한다는 말이 누군가에겐 매우 불편할 수 있어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채식 요리가 더 맛있고 매력적이라는 걸, 채식이 더 즐겁고 유쾌하다는 걸 말이 아닌 요리로 기분 좋게 설득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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