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에 부는 채식 바람, 안백린 셰프 “비건은 스펙트럼”

Q. 안백린 셰프에게 음식이란 무엇인지, 또 음식으로 어떤 일을 이루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우선 가장 익숙한 소통의 매개체죠. 맛있는 음식은 그 자체로 사람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달고 짜고 자극적인 채소 요리를 만들고, 고기가 주는 만족감을 채소로 재현할 방법에 대해 항상 고민해요. 또 음식이란, 인간이 동물이나 환경과 연결되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음식은 실제로 우리 몸속으로, 세포 속으로 들어가잖아요. 그렇다면 그 음식이 어디서 왔고 어떻게 키워져 왔는가를 아는 건 결국 자기 몸을 구성하는 요소를 아는 거예요. 그런데 현재 우리는 그런 것과는 단절돼 있는 것 같아요. 자기가 먹고 있는 고기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건지 잘 모르잖아요. 요리를 통해 그런 부분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철학자 도나 해러웨이는 ‘반려동물’ 대신에 ‘반려종’이라는 표현을 썼어요. 인간을 포함해 모든 동물이 상호 의존적인 관계라는 의미가 담긴 말이에요. 그런 인식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고, 궁극적으로는 음식이 단순한 소비의 대상으로 머무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감상하듯 음식을 대할 수 있다면, 먹는 행위를 통해 자연스럽게 우리가 동물이나 환경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존재임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Link : 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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