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생활 2022.
채식이란 뫼비우스의 띠
‘비건은 윤리적이고 소박할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다. 비건도 섹스나 욕망처럼 본능에 충실한 단어다. 채식 다이닝 천년식향의 안백린 셰프는 본능을 일깨우는 음식을 소개한다.
천년식향을 열게 된 계기가 궁금했어요. 욕망에 충실한 채식과 섹슈얼리티 철학, 와인을 곁들인 공간은 이전에 없었으니까요.
무엇이 윤리적이고, 어떠한 기준에 따라 우리가 맞고 틀리다를 판단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늘 해왔어요. 욕망이나 탐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거부감이 있잖아요. 그래서 식탐, 섹스 같은 단어들을 쉽사리 입에 올리기 어려워하고요. 사실 우리는 섹스를 통해 태어났잖아요. 술을 예로 들면, 와인의 경우 포도를 발효한 건데, 어느 순간 사치의 영역이 되더라고요. 특히 비건에게는 그 잣대가 더 가혹해요. 비건, 내추럴 와인은 값이 더 비싸니까 그에 대한 말이 많아요.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예민하고 금욕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이데올로기가 지배적이니까요.
근데 갑자기 사치스러운 와인을 먹는다니 거부감이드는거죠.싼물건을더많이사는 것이나 자신이 인정하는 가치에 큰돈을 쓰는 것이나 둘 다 탐욕을 채우는 방식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또 채소 자체로 먹는 건 윤리적이고 대체육처럼 고기를 따라 한 것은 탐욕적이라고 판단해요. 모순적이죠. 그 질문에 답을 찾고자 오픈한 곳이 천연식향이에요.